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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정보/대신 이야기

수제자동차에 문화라는 꽃을 피우다_모헤닉 게라지스

 

 

세월을 품은 자동차, 예술품이 되다

 

선진국에서 수제자동차는 하나의 문화다. 숙련된 장인의 정교한 손길이 닿은 수제자동차는 소비를 넘어 소장가치를 지닌다. 럭셔리카보다 복원한 클래식 카를 소유하는 것이 곧 부의 상징으로 여겨지기도한다. 남과 다른 '나만의 것'을 갖고자 하는 욕구가 반영된 현상일테다. 카로체리아가 오랫동안 명맥을 유지해올 수 있었던 건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카로체리아(Caroz zeria). 자동차에 취미가 없는 사람에게는 생소한 단어다. 이탈리아어로 '마차 차체를 만들던 공방'을 뜻하는 카로체리아는 자동차 시대가 도래하면서 자동차의 차체를 전문적으로 제작하고 디자인하는 곳으로 그 의미가 변했다. 이들은 완전히 새로운 보디를 디자인하기도 하지만, 오래된 모델을 리빌드하기도 한다. '리빌드'는 말 그대로 '다시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단순히 오래된 차를 원래 모습대로 복원하는 과정을 넘어서 재해석하고 재창조하는 작업이다. 자동자의 역사와 전통을 재현하는 작업은 그 자체만으로도 가치를 지닌다. 만든 이의 시간과 정성, 감성을 담아서 완성한 하나의 예술품이기 때문이다. 공장에서 찍어낸 양산 차와는 확실히 다른 멋이 난다. 외적 아름다움과 내구성까지 겸비한 미학의 집합체, 수제 자동차, 우리나라에도 수제 자동차의 바람이 살며시 불어오기 시작했다. 때를 맞춰, 국내에서 제대로 된 리빌드 자동차를 만들어 보겠다는 곳이 등장했다. 모헤닉 게라지스는 갤로퍼를 전문적으로 리빌드하는 곳이다. 특이한 점은 초기 갤로퍼만을 고집한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복원의 가치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갤로퍼가 처음 판매된 것은 1992년이지만, 사실 이 모델은 1982년에 미쓰비시에서 나온 파제로와 동일한 자동차입니다. 30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셈이죠. 당시에도 베스트셀러였고 지금까지도 전세계를 누빕니다. 내구성이 좋은 것이 특징이죠." 모헤닉 게라지스의 김태성 대표와 갤로퍼의 인연은 우연으로 시작됐다. 자동차 마니아였던 그가 가족과 함께 캠핑을 다니기 위해 차를 알아보던 중 갤로퍼의 클래식함에 마음이 끌렸던 것. 정통 사륜구동 방식이었다는 점도 한몫했다. 타고 싶은 갤로퍼를 직접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행동으로 옮겼고, 그렇게 2013년 국내 유일의 수제자동차 전문 기업이 탄생했다. 취미가 곧 업이 된 순간이었다.

 

 

그러나 아직 우리나라에선 수제 자동차 혹은 튜닝 카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 불법이라는 인식이 강해서다. "영국에서는 개인이 자동차를 만들기도 하죠. 기준에 충족되는 안전장치만 있으면 국가에서 정식으로 번호판도 줍니다. 국내에는 관련 법규조차 없는 것이 현실이죠. 우리나라에 자동차를 새로 만드는 건 힘들지만, 리빌드는 가능해요. 물론 허가받은 공업사가 아닌 개인이 하는 작업은 불법이지만요." 겉만 번지르르하고 내구성을 확보하지 않으면 리빌드엔 의미가 없다. 오죽하면 '튜닝의 끝은 순정이다'라는 말이 있을까. 모헤닉 게라지스는 사회적 통념을 긍정적으로 바꾸기 위해 내구성 공정에 공을 들인다. 전담팀을 꾸려 사후관리 서비스도 철저하게 제공한다. 몇 십년 탈 수 있는 차를 만들기 위함이다.

 

 

제도적인 한계에 부딪힐 때도 많았다. 기존 차와는 다른 개념이기 때문에 생기는 간극이었다. "제도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외국과 비교했을 때 우리가 불리한 입장이죠. 특히 시스템화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김태성 대표는 "선두기업으로서 모헤닉 게라지스가 해결해야 할 의무이자 과제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작은 부분부터 방안을 모색 중이다. "작년부터 자체보증보험 서비스를 운영하며 보험에 대한 실마리를 풀었어요. 우리가 만든 차를 끝까지 책임지자는 차원에서 보험회사에서 보상이 안되는 부분들은 모헤닉 게라지스에서 직접 다 수리를 하고 있죠." 모헤닉 게라지스는 국내 자동차 문화에 새로운 날갯짓을 하며 더 넓은 세상으로 비상하려 한다.

 

 

더 높은 곳을 향하여 시동을 걸다

 

세계를 변화시키는 크리에이터는 몽상가라고 하지 않던가.

 

 

상상이 현실이 될 때 더욱 강력한 힘을 얻는다. 모헤닉 게라지스는 전 세계적으로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기업이 되는 달콤한 몽상을 한다. 앞으로 독자적인 모델을 개발해 자동차를 매개체로 더 많은 사람과 소통하는 것이 1차 목표라면, 모헤닉 게라지스를 브랜드화시켜 다양한 스펙트럼을 넘나드는 것이 최종 목표다. 얼마 전 '모헤닉 팩토리'라는 세컨드 브랜드가 탄생한 것도 그 꿈을 향한 첫 움직임이다. 소수 마니아층만이 향휴하던 감각을 좀 더 대중적으로 공유하려는 작업의 일환이기도 하다. 그 범위는 의류, 공연, 아웃도어 제품 등으로 점점 더 넓혀갈 계획이라고. 곧 유명 바이크모델 '시티 백'을 리빌드해 100대 한정으로 세상에 내놓는다. 문화공장으로서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 모헤닉 팩토리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첫 프로젝트인 것. 대림에서 생산했던 시티 백은 2004년에 단종된 모델이다. 국내에서 60만대 이상이 판매되며 베스트셀러로 등극한, 일명 '국민 바이크'로 친숙한 모터사이클인 시티 백은 모헤닉의 손을 거져 'UB46'이라는 새로운 모델명으로 완전히 다르게 탈바꿈 될 예정이다.

 

 

"인간이 필요로 하는 기술은 20세기에 다 완성됐다고 생각해요. 이후에는 인간을 피곤하게 만드는 잉여 기술이 범람할 뿐이죠. 과거의 기술은 인간을 '이롭게'하지만, 현재의 기술은 인간을 '이용'하기 위한 것이거든요. 지금 시대는 '기술'이 기업의 승패를 좌우하는 것이 아니라 '열망'이 성공의 촉매제가 된다고 믿습니다. 우리에게 남과 차별화될 수 있는 기술력이 있냐고 물어본다면, 저는 이렇게 대답할 겁니다. 모헤닉 게라지스의 진정한 기술력은 '정성'이라고 말이죠."

 

모헤닉 게라지스가 만드는 리빌드 자동차에는 눈과 귀를 사로잡는 스토리, 사용할수록 진가를 발휘하는 뛰어난 기능성, 남다른 독보적 디테일, 경탄할 만한 디자인, 희소성이 주는 쾌락이 있다. 여기에 정성이 더해져 낡고 오래된 차가 또 하나의 생명을 얻었다. 나만의 가치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문화가 국내 자동차시장에도 꽃망울을 터뜨리기를, 그래서 모헤닉 게라지스가 오래도록 흥하기를 바란다.

 

[모헤닉 게라지스] 오래된 자동차를 리빌드하여 새롭게 출시하는 국내 유일의 수제자동차 회사. 출시하는 국내 유일의 수제 자동차 회사. 파주에 자체 공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는 연간 12대 생산을 하고 있으나 2018년에 48대 생산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목표다. 모헤닉 게라지스의 자동차는 클래식한 감성을 갖고 있지만 불편하지 않을 정도의 현대적 기술이 적용되었다. 또한 유행에 지배받지 않는 자동차다.   주 소_경기도 파수지 탄현면 요풍길 68-23   |   문 의_ www.the.co.kr

 

 

출 처  |  대신과 함께하는 이야기 2016 vol.166